서예 완성의길잡이 (書法 書藝의 程品)

◆ 東洋 3國 가운데 中國은 書法, 日本은 書道, 韓國은 書藝라 하여 일컫는 용어는 각기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서예, 즉 붓과 먹을 이용한 文字藝術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한 개념이라 하겠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書法美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 본래 서예의 宗主國이 중국이고 그 대상이 중국의 문자인 漢文字이듯이 漢字의 書藝術 행위에 있어서 中國 書法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를 불문하고 基助가 됨은 당연하다 하겠으며, 때문에 서예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의 書法書學의 개념부터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일부 書家들은 臨書를 무시한 무조건적인 근본 없는 創作을 해야 한다고 외친다. 한편에서는 古法에 충실해서 썼다고 해서 살펴보면 根幹을 알 수 없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創作 의 미흡에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55 쪽 참조)
◆ 기량을 터득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우리는 名書家들이 남긴 글씨를 臨書하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정확한 筆法을 알고 書藝 4大 原則(붓의 直立, 中峰, 덧칠금지, 自然美)을 지키면서 창작 기량을 키울 때에 임서하는 의미가 있다 하겠다.
◆ 우리나라 일반적인 서예 교습 방법은 지정된 교재 없이 가르치는 사람의 재량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기초과정에서 '한 일' 字만을 한 달 동안 쓰도록 한다거나 運筆의 이치를 터득한다는 명목으로 바둑판 모양이나 동그라미, 세모, 별 모양을 그리도록 하는가 하면 '길 영' 字 한 글자만 익히고 바로 法帖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해서법정요>에서 세분화하여 서술한 것처럼 무수한 한자속에는 劃이나 點을 묘사함에 있어서 運筆이 다양하기 때문에 '길 영' 字 하나에 모든 筆法을 담아내기는 역부족이라 하겠는데, 우선적으로 玉案(가로긋기) 하나만 보더라도 열세가지(陰陽으로 26가지)로 세분할 수 있는고,0劃(내리긋기) 또한 크게는 ○○, ○○, ○○,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陰陽으로 세분할 수 있으며, 點은 놓이는 위치에 따라 13종류로 나뉜다.
◆ 삐침은 長短, 直曲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음에 이 모든 것을 '길 영' 字 하나를 익힌다고 하여 표현할 수는 없지 않은가? 때문에 이 책은 氷字八法보다 한 차원 더 완성된 필법이라 할 수 있는 藏峰13筆法을 주요 핵심으로 하여 運筆法과 글자 구성의 묘법을 터득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으며 筆者가 몸담고 가르치고 있는 한국불교문화원에서 스승님으로부터 배운 바요, 본원에서는 오랜 전통과 함께 현재에도 이와 같은 체계적인 書法교육을 실행하고 있다.
◆ <해서법정요>가 다소 난해하다는 이야기가 많은 가운데 그야말로 서예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이해하며 볼 수 있는 서법의 기초를 다룬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힘입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본문에 기술한 19개의 기초 체본에는 각기 저마다의 뜻을 담고 있으니, 藏峰 13筆法 각각의 설명과 함께 글자의 구성에서 組合, 結構, 體裁 등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楷書의 兩大 脈이라 할 수 있는 歐陽珣과 顔眞卿의 글씨를 같이 비교하면서 공부하면 좋을 것이다.
◆ 구양순의 九成宮醴泉銘을 主로 하면서 안진경 多寶塔碑에 없는 글자는 다보탑비를 근간으로 필자가 써서 삽입시켰다. 筆法과 構成法을 二大 原則으로 하는 서예는, 필법에서 다시 執筆法과 用筆法으로 나뉜다.
◆ 집필법은 말 그대로 붓을 잡는 자세를 말하느데 전체 몸의 자세와 붓을 잡는 손과 팔의 자세를 말하고, 용필법은 붓을 다루어 쓰는 법을 말하는 것으로 용필의 원칙고 함께 서법예술에 있어서 中峰이 왜 절대적으로 중요한가를 설명하였다. 우리가 文房四友를 가볍게 생각하는 愚를 犯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북과 어떠한 먹, 종이, 벼루를 가지고 글씨를 쓰느냐에 따라 書藝術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하겠는데, 항간에는 붓에 대한 상식이 잘못 알려져 내려오는 경향이 있고, 바쁜 현대인들이기에 시간에 쫓기어 살면서 먹을 손수 갈아서 쓸 여유가 없어 가공된 먹물이나 기계를 이용하여 먹물을 수급하는 이유로 보다 나은 書藝術 창작이 난망한 현실에서 전통적으로 생각 下에 文房四友에 대한 내용을 삽입하였다.
◆ 서구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일상에서 동양의 지고지순한 서법예술만큼은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서예라는 것이 그저 붓을 들고 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법과 원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올바른 서법예술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초가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차후에는 篆刻藝術에 관한 책을 출판할 예정으로 전각의 역사, 전각의 개념, 그리고 우리나라 전각의 실태 등에 관해서 다룰 예정이다.